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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얼중얼

60년대 빈티지 재봉틀을 구입했다!

by QBii 2023.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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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재봉틀을 가지고 싶다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실현이 되었다.
수집, 장식용으로 구입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좋은 성능과 저렴한 가격때문이다.

두꺼운 소재, 데님같은 것을 박음질 할때, 나의 가정용 재봉틀은 바늘땀이 예쁘지 않아 불만족스러웠다,
그래서 휴대가능하면서 두꺼운 소재도 술술 박히는 상하송재봉틀을 생각하고 있었다.
Sailrite 라고 워킹풋이 달린 요트닻 등도 박음질 할 수 있는 그런 괴물?같은 재봉틀 말이다.
하지만 미국웹사이트에서 구입해야 하고 배송비 등등 하면 200만원은 훌쩍 넘어가는 가격에 멈칫하고 있던 중이었다.

유튜브를 살펴보다가…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공업용은 싫지만, 비슷한 성능을 가진 재봉틀을 구입하려면 완전 주물로 된 빈티지 재봉틀을 구입하라고 하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게다가 수직가마라면 굵은 실도 사용하기 용이하다고 한다.
아마도 북집에서 실장력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이번에 장만한 Lemair 재봉틀은 1960년대초 몇년간 호주에서 판매되었던 제품이다.
미국에서는 이것과 거의 비슷한 형태의 재봉틀이 브라더제품으로 판매되었다.
Lemair는 색상, 기능이 다른 몇종류의 모델이 있는 듯 하다.

페이스북의 마켓플레이스(당근마켓 같은 곳)을 뒤지면, 호주 내의 많은 빈티지 재봉틀이 올라온다.
호주는 영국제, 호주제 싱거나 이탈리아 재봉틀(특히 멜번, 이탈리아 이민자가 많아서인지…), 스위스 재봉틀(버니나, 엘나, 허스크바나)이 많이 보인다.
일본과의 먼거리 때문인지 빈티지 일본 재봉틀은 많지 않다.
하지만 이 르메르 헬베시아(Lemair Helvetia)재봉틀은 호주에서만 판매되었지만 일본 재봉틀이다.
부품을 수입해서 조립한 것인지, 일본에서 들여온 것인지… 메이드 인…이라는 표시가 없다.
몇년간 잠깐 판매되다가 사라졌기에 정보가 거의 없다.
그래서 설명서나 정보를 찾아 헤메는 전세계 유저들을 온라인에서 볼 수 있다.

클래식 자동차같은 반짝거리는 크롬의 외관이 아름답다.


나는 웬지 브라더미싱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빈티지를 뒤져도 브라더미싱을 검색한 적이 없고 Necchi, Elna, Bernina, 싱거를 주로 검색했다.
그리고 나는 전형적인 싱거의 까만색 곡선형태의 재봉틀을 구입할 마음도 없었다.
좀 투박한 형태의 재봉틀 디자인을 좋아한다.
그리고 나는 수집가가 아니라 실사용을 위한 목적이 있었다.
특히 가방만들기를 좋아하므로 두꺼운 천이 잘 재봉되는 것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호주 캔버라가 큰 도시가 아니고 인구도 적다보니 중고시장에 나와있는 빈티지재봉틀이 몇개 없다.
오래된 재봉틀들은 고장난 상태가 많고 수리비용이 들 수 있으니 큰 비용을 들이고 싶지 않았다.
여기는 수리비가 기본이 150불에서 시작하는 듯 하다.
수리비도 비싸지만 무거운 재봉틀을 들고 왔다갔다 하고 싶지도 않고…
구입 후, 바로 사용가능한 재봉틀을 원했다.

시드니나 멜번은 내가 원하는 그런 재봉틀이 많이 보였지만, 이런 빈티지재봉틀은 너무나 무거워서 전부 자기집에서 픽업하라고 한다.
배송하다보면 파손될 수도 있고, 포장하고 등등 일이 많아지니 누가 하려고 하겠는가?
게다가 가격도 저렴한데 왜 그런 수고를 할까? 픽업만 가능하다고 해도 살 사람은 많으니까.

어쨌던 캔버라지역을 한 두달 검색하면서 지켜보았다.
처음에 올려둔 가격으로 오랜 기간 팔리지 않으면 가격들이 내려간다.
내가 구입한 이 재봉틀도 두달 정도 올라와 있었다.
들어보지도 못한 브랜드라 관심도 없었는데 적당한 재봉틀이 안 보이다 보니 이 브랜드를 검색해보게 되었다.
힘센 재봉틀이라는 칭찬, 일본 브라더계열이라는 등….
판매자가 올린 사진을 자세히 보니 외관이 거의 새것처럼 보이고 게다가 가격이 호주달러 40불이다. (100불에서 내려갔다.^^)
한국돈으로 3만5천원도 안 한다. -_-;;
고장난 것일지 그것이 제일 걱정이어서 판매자에게 풀리가 돌아가는지 바늘이 위아래로 움직이는지 물어보았더니 잘 된단다.
찾아가서 전원연결해서 발판을 밟으니 잘 작동되어서 바로 받아왔다.
예쁜 재봉틀을 원한 건 아닌데 실제로 보니 너무 예쁘다.
마치 이태리 클래식자동차를 보는 것 같다.
무게는 20키로가 넘어서 허리가 빠지는 줄… -__-;

이 르메르 재봉틀은 호주 중고시장에서는 꽤 많이 보인다.
하지만 60년전의 기계이다 보니 대부분 외관이 페인트가 벗겨지고 아주 낡았다.
내가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전 주인이 거의 사용하지 않았던 것 같다.
내부도 아주 깨끗하여 청소할 것이 거의 없었다.

르메르 케이스. 빈티지 재봉틀은 이런 형태의 케이스가 많다.


성능은 스르륵 박힌다.
소음도 거의 없다. 밤에 재봉틀 돌려도 되겠다.
내 플라스틱재봉틀은 너무나 시끄러운데…. ㅜ ㅜ
유튜브 영상에서 말한대로 두꺼운 데님 여러겹도 스르륵 박힌다.
바늘땀도 아주 예쁘다. (기존의 내 플라스틱재봉틀의 불만족스러운 부분이었다.)
이 제품은 직선과 지그재그가 되는 재봉틀이고, 패턴캠 또는 패턴키라고 불리는 것을 재봉틀 윗쪽 조그만 뚜껑을 열어 끼워넣으면 여러가지 스티치가 가능하다. (당시 재봉틀의 흔한 형태이다.)
하지만 내가 구입한 이 재봉틀에 패턴캠은 포함되지 않았었다.
나는 다양한 스티치를 필요로 하지 않고 직선, 지그재그만 되면 충분하기 때문에 상관없었다.
스티치길이, 스티치 간격 모두 조정이 가능하다.(내 플라스틱재봉틀은 이게 안됐다.)

두번째 줄 오른쪽사진- 톱니를 내리는 버튼이다.(3단계) 프리모션 할때 사용하는 DARN은 톱니를 완전히 내린다. 세번째줄 오른쪽사진- 노루발 압력을 원단에 따라 설정한다.

 

왼쪽사진은 구입시 같이 따라온 노루발등 악세사리와 각종 실 등등… 옛주인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거의 A4사이즈 종이로 가려지는 사이즈이다.

재봉틀은 위 사진의 긁힌 부분(빨간 동그라미) 외에는 거의 흠집이 없다.
그리고 재봉틀의 크기가 너무 작아서 실제로 보고 조금 놀랐다. A4종이를 대고 사진을 찍어보았다.
하지만 무게는 20kg가 넘어 너무 무겁다는 사실. 내부에 플라스틱 부품이 하나도 없다. 돌리는 다이얼도 다 쇠로 되어있다.(전선 제외)
외부, 내부부속 모두 철로 만들어진 재봉틀은 거의 영원히 사용가능하다고 한다.
이 재봉틀은 바늘, 보빈 모두 일반 가정용 미싱바늘, 일반 쇠보빈을 사용한다는 것이 장점이다.
버니나, 허스크바나 등은 자기들 만의 특별한 보빈을 사용하고 추가로 구입할때 찾기도 힘들고 가격도 비싸다.

수직가마 모습, 재봉틀 머리부분


99% 만족스러운데 단점을 말해보자면,
바늘의 위치조정이 안된다.
보통 좌, 우, 중심으로 설정되는데, 이 미싱은 왼쪽 고정이다. (빈티지 재봉틀 중에 이런 형태가 꽤 있다.)
지그재그 스티치를 사용할때는 좌우로 움직이면서 스티치가 되긴 하지만…
바늘위치로 인해 다양할 노루발을 사용할 수 없다.
다행히 이 재봉틀의 기본 노루발들은 다 포함되어 있어서 특별히 더 구입할 노루발은 거의 없지만…
왼쪽바늘용 직선 노루발은 구입하려해도 아주 비싸고 귀하다.
빈티지미싱 부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사이트에서(미국, 영국) 구입해야해서 배보다 배꼽이 커진다.
그리고 바늘사이즈는 최대 16호까지 권장되는 듯하다.
설명서에도 두꺼운 천은 16호를 사용하라고 한다.
테스트로 18호 이상을 사용해보니 버벅거린다.-_-;(바늘이 천에서 잘 빠져나오지 않는다.)

이 제품에 사용하는 18개의 패턴키 또는 패턴캠이다. 사진은 온라인에서 찾았다.

 

실제로는 더 조용하다.


다음에는 빈티지재봉틀 구입요령에 대해서 포스팅하려 한다.
그동안 공부한 내용을 정리해 보는 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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